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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사진전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 

 

 

전시 장소: 서학동사진관(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6-17, 서서학동)

전시 일시: 2015.10.10(토)-10.30(금)

관람 시간: 11시-6시(월, 화 휴관)

초대 일시: 2015.10.10(토) 오후 4시(작가와의 대화)

 

전화: 063-905-2366

블로그: blog.naver.com/jungmiso77

 

 

 

 

 

사진가의 노트

 

 

프롤로그

 

1개 읍 5개 면 68개 마을 1,155만 평(36.24㎢)이 물에 잠길 이곳, 현재 일부 지역이 담수 중에 있는 이곳은 바로 전북

진안군 ‘용담’이다.

내가 살고 있는 ‘전주’권을 포함한 서해안 지역에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다목적댐인 ‘용담댐’이 건설되고 있는 곳이다.

댐 건설 공사와 수몰 도로의 이설(移設) 공사로 인해 광범위하게 국토가 파괴되고 자연이 침탈되고 있는 현장이다.

그동안 과학 기술 산업 문명의 패권적 지배 상황과 서구적 자본주의적 일직선적인 진보주의는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국토 개발의 깃발을 올려 왔다.

전통 문화를 파괴하고 전통적 가치관을 말살하여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해 왔다.

이와 같은 산업화 근대화 현상은 전라북도의 오지인 진안군 ‘용담’에까지 불어닥쳤고,

그것은 고향을 잃어야만 하는 3,000여 가구 13,000여 명의 수몰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삶의 유린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용담댐 시리즈》는 1997년 9월부터 1999년 9월까지 2년 동안 <용담댐 시리즈-수몰민> <용담댐 시리즈-폐가> <용담댐 시리즈-마을>로 확장되었다.

이어서 1999년 10월부터 2000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촬영한 <용담댐 시리즈-풍경>으로 완성되어, 이 <풍경> 시리즈는 2001년에 이미 발표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 올리는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의 사진들은 모두 미발표작들이다.

<프롤로그> <수몰민> <폐가> <마을> <에필로그>로 나누어 전시되는 이들 사진 중 일부는 1997년에 인화한 아날로그 흑백 빈티지 프린트로,

서학동사진관(전주)과 공간 이다(하남)에서 릴레이전으로 펼쳐진다.

 

수몰민

 

<수몰민>은 2001년 식수 예정 하에 2000년 9월 담수를 앞두고 있는 제1차 수몰 예정지 용담면 ‘용담’ 마을 50여 가구 수몰민들을 촬영한 인물 사진이다.

자본의 논리, 개발의 논리에 밀려 타향살이를 강요받은 채 조상 대대로 함께 살아온 200여 가구 중 이웃 150여 가구가 시나브로 떠나고 남은 살풍경한 곳,

차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참담한 폐허 속에서도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 고향 땅을 담수의 그 날까지 고즈넉이 지키고 있었다.

허물어뜨린 담장을 타고 호박꽃이 피고, 전기가 끊긴 집에서도 밥 내음이 풍기며, 수도가 끊긴 마당의 빨랫줄에도 흰 저고리 나부끼고 있었다.

따라서 <수몰민>은 수몰이나 실향이라는 극한 상황이 유발하는 단순한 감상이나 값싼 연민을 버리기로 하였다.

오히려 그 황폐한 땅에서 빛나는 그들의 강인한 생존력과 생활력, 본능적인 생태적 지혜를 도큐멘트하기로 하였다.

마을 안까지 포크레인이 들어왔으나 아직은 굳건한 성전, 그들의 안방, 마당, 집, 논밭을 배경으로 35밀리 카메라로 촬영하였다.

 

폐가

 

<폐가>는 강제 이주 정책으로 살림살이를 모두 비우고 떠난 텅 빈 방, 살아온 흔적만 남기고 떠난 철거 전의 폐가를 촬영한 실내 사진이다.

빈손으로 쫓겨나는 실향민이든 보상을 받고 이주하는 실향민이든 고향을 잃은 상실감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올 길 없다는 자포자기의 마음은 아무 것도 남겨 두지 않고 떠나게 하여, 어떤 방은 그 정갈함에 소슬해진다.

혹은 정든 살림살이마저 내팽개치고 떠나게 하여, 어떤 방은 그 스산함에 전율이 선다.

그리하여 <폐가>는 텅 빈 방이나 시계, 달력, 문패, 액자, 옷가지 등 떠난 이들에 의해 버려져 주인의 삶을 대변해 주는 사물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단지 지나치게 을씨년스럽고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 폐가는 피하고,

주인의 체취가 묻어나는 적막한 폐가들을 골라 그 실내의 분위기가 최대한 살아나도록 자연광을 이용하여 35밀리 카메라로 촬영하였다.

 

마을

 

<마을>은 ‘용담’ 마을을 근대화로 인한 실향의 제유적 공간으로 해석하여, 1990년대 우리나라 개발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 풍경 사진이다.

따라서 ‘용담’은 전라북도 동부 산악 지대이며 금강 상류인 진안읍을 비롯하여 용담면, 정천면, 안천면, 상전면, 주천면에 이르는 1개 읍 5개 면 68개 마을뿐 아니라

당시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던 군산 새만금 간척 사업과 이후에 백지화로 귀결된 영월 동강댐 건설 사업 등의 1990년대 우리나라 전 개발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

그 결과 <마을>은 농촌 생활 기반과 전통 문화의 파괴라는 개발의 역기능을 고려하여, 마을 전체가 폐허로 바뀐 종말론적 상황에 천착하였다.

그러면서도 흰 구름이 드높은 날을 택하여 촬영함으로써 폐허의 황량한 분위기를 한가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로 전환시켰다.

그것은 객지에서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망운지정(望雲之情)이라고 부르듯,

고향은 폐허의 순간에서도 언제나 고향, 잃어버려서는 안 될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임을 유유히 흐르는 구름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파편화된 건물, 전선이 끊긴 전봇대, 잡초가 무성한 학교 운동장, 첨탑만 남은 교회, 무너진 석조탑 등 폐허로 변한 마을을 6×7센티 중형 카메라로 촬영하였다.

 

에필로그

 

결국 1990년에 착공된 용담댐은 2001년 10월에 완공되었고,

2000년 가을 첫 담수를 시작으로 용담댐의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그러나 고향땅을 물 속에 묻고 타지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이들의

마른 가슴 속 수위까지 높아졌는지는

십오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서문-, 존재와 시간, 공존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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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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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존재와 시간, 공존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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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경,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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